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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실재] 인간의 자아를 비교함수로 모델링해보자
환상과 실재의 영역을 좁히기

나의 자아를 비교함수로 모델링해보자


비교하는 것은 인간이 지닌 기본적인 함수 중 하나인 것 같다. 어떤 고기가 상하지 않은 고기일지, 어떤 멧돼지를 잡아야 더 배불리 먹을 수 있는지 등의 결정도 비교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비교라는 함수의 인자는 어떠한 사물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도 포함된다.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할지 어떤 사람과 계약을 맺을지 판단한다. 더 나아가 이 함수는 재귀함수여서 자기 자신도 인자로 취한다. 나는 저 사람에 비해서 잘생겼다라던지 나는 누군가에 비해 시험성적이 낮다던지 따위의 것이 이에 해당한다.

C string의 비교함수 compare는 결과값으로 0과 1을 리턴한다.

비교의 불행함은 그 리턴값에서 시작된다. 좋거나 나쁘거나. 우월하거나 열등하거나. 앞서가거나 뒤쳐지거나. 두 개로 분류된다. 비교가 그렇고 판별이 그렇다. 그래서 나는 어떠한 상황, 관점에서는 꽤 그럴듯한 사람이었다가 또 어떤때는 한없이 작아지기도 한다.

그렇다는 것은 관점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진다는 것인데 이것은 사람이라는 값이 벡터로 표현된다고 모델링할 수 있다. 벡터에는 여러 값이 담겨있어서 income honor relationship 등 사람마다 값이 다르다. 어느 부분에 있어서 뛰어나도 그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본다면, 어떤 특별하고 뛰어난 인물과의 비교는 누구와 비교해도 같은 값을 내놔야 할 것 같다. 누가 비교하든, 언제 비교하든 말이다. 그러나 인생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정말 중요한 수입이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 정말 하찮은 명예가 누군가에겐 목숨보다 귀할 수 있다.

이 말은 즉슨, compare 함수를 실행하는 객체마다 벡터 안의 한 텀에 대한 가중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몸이 아픈 사람에게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어서 다른 모든 것이 허락된다 한들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사람마다 각 텀에 대한 가중치가 다 다르다고 할 때 가치관을  형성한다는 것은 가중치를 조정해나간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벡터에 새로운 원소가 삽입될수도 삭제될수도 있으며 작은 경험으로도 쉽게 가중치가 달라져 비교의 결과가 달라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것은 모든 가중치들간의 차이가 크지 않음을 나타낸다. 모든 텀에 대한 가중치가 동일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작은 경험에 따라서, 누군가의 강력한 설득에 따라서 값이 바뀐다. 결국 값을 예측할 수 없는 함수가 되버리고 만다.

반면, 인류의 성인들이 뚜렷한 가치관으로 삶을 살아간 것을 볼 때 가중치가 유의미하게 구별되는 것이다. 예수. 부처. 간디 등 상황과는 달리 비교함수의 결과값이 True였을 것 같은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정치적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명목으로 무기력하게 처형당하게 된 예수가 마지막 순간에까지 옆에 매달린 죄수의 죄를 사하여달라고 한 것은 어떤 이유였을까. 그의 가중치는 꽤 남달랐던 것 같다.

다시 돌아와서, 좋은 사람 혹은 좋은 함수는 그 값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때 가중치가 분명한 것이 낫다. 그리하여서 많은 경우를 커버(쉐터)할 수 있는 것이 낫다. 많은 경우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쉽게 변하지 않는 벡터에 충분한,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필요 이상의 가중치를 두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그렇다면 쉽게 변하지 않는 벡터는 뭘까, 그것은 '존재'가 아닐까. 존재됨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자아인식을 기반한 만족감. 변하지 않는 것에 가중치를  균형 이상으로 두게 되었을 때 결국 그 함수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비교로부터의 해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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