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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에 대한 위안
나에게 당연한 것이 너에게 당연하지 않을 때



모든 좌절의 핵심에는 우리의 희망과 그 실현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 사이에 빚어지는 갈등이라는 기본적인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위 명제로 좌절을 정의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을 향해 품는 기대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우리의 희망'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인간 존재의 피할 수 없는 불완전성과 화해해야 한다. 좌절의 종류를 분노, 근심, 체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구분하지 않도록 하겠다.

 인간은 자신이 갈망하는 대상을 거부당할 때마다 어김없이 분노로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되지는 않는다. 오직 우리 자신이 그 대상을 손에 넣을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고 굳게 믿을 때만 그렇게 된다. 가장 격한 분노는 존재의 기본 원칙에 대한 상식을 뒤엎는 사건이 일어날 때 터져나온다. 나에게 당연하던 것이 상대방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때 갈등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매우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기대했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시할 때 꼭 얼굴을 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기대했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내일도 오늘과 비슷할 것이라는 안심을, 반면 어떤 사람은 내일 어쩌면 가공할 만한 사건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 확실성과 가능성 사이에 우리의 삶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스스로가 예상치 못했던 것에 가장 큰 상처를 받기 때문에, 우리는 늘 마음속에 재앙을 당할 가능성을 품고 있어야 한다고 철학자 세네카는 제안했다. 타인의 근심을 위로할 때도 예상하는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도록 하면서 그 결과 또한 두려워하는 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여야 한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인간 존재의 피할 수 없는 불완전성과 화해해야 한다.

삶의 단편들을 놓고 흐느끼면 무슨 소용 있겠어?
온 삶이 눈물을 요구하는걸

 한편, 마음의 상처를 입을 때, 우리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것이 당연히 그럴 의도를 지니고 있었다고 믿고 싶어한다. '그리고(and)'로 연결되는 절이 들어있는 문장을 버리고 '-하기 위하여(in order to)'로 연결되는 절이 든 문장을 취하고 싶어진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자신의 편지에 답장을 하지 않는 누군가가 정말로 우리를 약 올리기 위해서 늑장을 부리고 있는지, 그리고 행방불명된 열쇠가 도둑맞은 것이 분명한지를 물어야 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국내도서
저자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 정명진역
출판 : 생각의나무 200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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