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Student at Korea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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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방문연구원 #2 애들레이드 생활 및 여행기


여행으로 잠시 머무르는 것과 진짜 사는 건 정말 달랐다. 개통부터 쉽지 않았다. 분명, 확인 메일까지 왔는데 개통도 안되고, 대중교통 카드오 없고 인터넷도 안되서 일단 시내에 나왔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발생… 애들레이드 도서관 와이파이로 한참을 서치하고 문의한 끝에 겨우 해결할 수 있었다.

아, 근데 전화는 너무 어려워.. 나는 영어 실력의 상당부분을 시각에 의존하는 것 같다. 전화나 스카이프 미팅은 입모양을 보기 쉽지 않아서  훨씬 알아듣기 힘들다. 말이 빠르기도 하고. 전화할때 입모양 생성기 띄워두고싶음..ㅠ_ㅠ 


글레넬그 비치에서의 낮잠

눈치볼 필요가 없어서 좋다

이곳은 서로의 생김새에 큰 관심이 없다. 당장 연구실만 해도 각종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있기도 하고, 훨씬 다양한 색조합이 있다. 머리색, 옷 색, 자동차 색 쉽게 볼 수 없는 색상이 많다. 나도 덩달아 자유롭게 입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으면서 그동안의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그래도 괜찮다고 다독이는 시간을 얼마나 많이 가져왔던가.

표현도 더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하는 듯하다. 같아요. 생각해요. 등 최대한 직설적인 표현을 피해왔었는데 여기선 반대다. 분명한 자기 표현이 중요했다.(특히 연구 발표나 미팅할 때)

Australian Things - 호주는 워낙 다양한 인종, 문화가 섞여 있어서 '호주의 것'을 찾기는 쉽지 않다. 잘나가는 음식점들은 다 아시안 푸드인 것 같은 느낌.. good bye lunch에서 연구실 사람들에게 호주의 것들을 물어봤는데 meats라는 답변만 얻을 수 있었다 ㅋㅋㅋ

일하는 문화

연구실 사람들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제일 많이 했다. 연구실 사람들은 집에 가고 싶을때 퇴근한다. 오후 3시든 4시든 훌쩍훌쩍 가버리고 5시 이후에 남아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랩의 공식적인 일정이 있어도 I feel bad를 남기고 불참하는데 이게 참 자연스럽다.

한편 육체노동에 대한 대우가 좋다. 청소, 수리 등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잘 먹고 잘 산다. 따라서 공부할 필요가 딱히 없다. 실제로 대학에 호주인 비율이 상당히 낮다. 사립 대학의 40퍼센트 정도가 유학생이고, 연구실에도 10명 중 1-2명 정도 있다.

저축 개념도 없다. 여긴 모든게 주급으로 이루어지는데 일주일 벌어서 금~일에 모두 쓰는 식으로 살아간다. '일'의 의미를 찾기 위해 부단한 투쟁을 해왔는데(일을 통한 자아실현에 대한 이야기) 이 곳은 일을 하나의 심심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이것 저것 들은 건 많은데 정리는 안됨....

호주에선 도로에서 뭐가 나올지 몰라 늘 조심해야한다. 캥거루 치면 사람도 위험

맬버른 여행

여행을 떠나는게 쉽지 않았다. 할 일이 많은데 일을 놓는게 마음이 어려워서.(워커홀릭인지 일이 많아서 그런건지 구분이 안감)

1일 : 호텔->시티->햄버거->도넛->파스타->white night->호텔 복귀

우버를 타고 호텔로 온 뒤 트램을 타고 시티로 들어가려했으나 ‘마이키’라는 카드 없이는 트램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 호텔 주변에는 마이키를 살 수 있는 곳이 없고.. 그래서 우버를 또 타고 시내로 갔다. 좋은 소식은 우버기사님이 현재 진행중인 맬번 축제, white night에 대해서 상세히 알려주셨다.

햄버거집은 어디서 봤더라, 망고플레이트에서 본 집으로 한국 분이 한 팀 정도 있었다. 시간이 3시 정도 되었는데 5팀 정도 있었다. 호주에 와서 수제버거를 실패해본 적이 없다. 늘 그렇듯 아주 성공적인 식사.

아주 맛난 도넛집이 있대서 먹으러왔다. 너무 달지 않고 속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직원추천을 받아 애플시나몬 도넛을 아이스 롱블랙과 먹었음. 버거 먹고 바로 먹어서 힘겨웠지만 남기지 않았음.

먹은 뒤 또 파스타를 먹으러 왔다. 트리토리아 에밀라라는, 현지인 맛집이라는(글쎄) 곳이었는데 맛의 레이어가 무척 깊은 크림파스타를 먹었다. 근데 내 입엔 과분했다.

비가 약간 오는 가운데 white night이 벌어지는 공원으로 쭉 걸어갔는데 멀리서 봐도 레이저와 번쩍거리는 조형물들이 많았다. 막상 가보니 별거 없었고 전시해놓은 것들도, 푸드트럭도 한국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라 계속 둘러보고 실망하다가 호텔로 복귀했다.

오랜만에 애들레이드를 벗어나니 집이 아닌것만으로 설레서 숙소에서 일하다 잤다.(무슨 상관관계?)


그레이트 오션로드에서 헬기탐



2일 : 그레이트오션 로드

호주에 와서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 호주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금상첨화로 가이드님이 정말 정말 좋았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나뿐이라 앞자리에 타고 계속 대화할 수 있었는데 아주 큰 영감을 받았다. 돈을 벌고 미련 없이 떠나는 삶. 좋아하는 일로 일하고, 그 일로 성공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긍정적인 기운이었다. 자아를 지키며 살았던 사람. 멋져.


세계 대회에서 수상했다던 피잣집을 가서 먹었다. 상받은 맛. 토마토 소스가 짜지 않고 향이 독특했다. 대중적이진 않은듯ㅋㅋㅋ 



3일 : 퍼핑 빌리 - 필립아일랜드(펭귄 퍼레이드)
2일차 가이드님이 여태 만난 최고의 가이드님이셨다면 이 분은 최악^^; 누가 시켜서 가이드하는느낌ㅋㅋㅋ 많이 아쉬웠다. 필립 아일랜드는 환상적이었는데, 야생 펭귄을 수백마리가 호다다다 자기 집을 찾아가는 광경은 여기서밖에 볼 수 없지 않을까.
자연, 밤을 생각할 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을 생각했었는데, 호주 자연의 밤은 여러 동물소리로 아주 시끄러웠다. 자연의 의미가 야생으로 확대되는 경험.

낮잠 잘 시간의 캥거루들 깨워서 먹이주기... 미안..


필립 아일랜드에 키넥트를 이용한 재미있는 전시들이 많더라.


이게 진짜 최고였어


맬번에서 가장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다. 늦은 시간임에도 만석이었고 가장 유명한 오징어먹물 오일파스타를 먹었다. 티라미수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살살 녹는 퐁퐁한 초코빵에, 둘러져있는 소스가 에스프레소+찐한 초콜렛 소스였다. 너무-행복





4일 : 인디안 식당 -> 호주에서의 첫 스타벅스 -> 애들레이드 복귀

느끼한 속을 커리로 달래고 여행 복기 및 일하기. 전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맬번 여행은 호텔이 너무 구데기였다. 다른 사람 물건이 들어있지 않나, 정체 불명의 찻잎이 들어있질 않나.. 방음도 안되고 최악. 여행 뒤 들어가서 1점으로 가득 매웠다. 보니까 1인실에 대한 평점들은 아주 낮은 반면 2인 이상은 또 괜찮나보다. 

알 수 없는 운동중..

캥거루 아일랜드

호주에 와서 '자연'이라는 단어에 대한 생각이 많이 깨졌다. 이전에는 더 이상 훼손하지 말자는 어떤 '구역' 쯤으로 생각했었는데 호주는 더 큰 자연 안에 내가 들어와있는 느낌이다. 대자연까진 아니어도, 중자연은 된다! 야생 고래뼈, 야생 바다사자, 야생 캥거루, 코알라, 펭귄 이런걸 어디서 보겠어(캥거루 아일랜드 가는 걸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행을 다니며 호주에 오길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많다. (이외에도 애들레이드에서 한도프, 바로사 밸리 등도 갔는데 생략)자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일어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여기도 사람사는거 다 똑같다고 생각하다가도, 버거를 먹을 때는 이 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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